요즘 월가에서 일하거나 일했던 친구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대화의 화두는 인플레이션과 금리이지만
핵심은 파월 의장의 말은 신뢰하느냐 안 하느냐이다.
최근 조정의 원인을 따지자면
시장은 파월 의장의 일시적 인플레이션 발언을 믿지 못하고
금리 상승에 대한 조치가 없을거라고 예상한다.
그래서 고평가 기술주가 나날이 높아지는 금리에 정당화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투기성 투자들이 강도 높은 조정을 받고 있다.
이쯤되면 연준의 불분명한 스탠스와 신뢰성이 적어도 나스닥 시장에서 불확실성을 키웠다고 볼 수 있다.
1.
연준의장 말을 믿을 수 있는걸까?
2008년 경제 공황과 2020년 코로나발 공황과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
바로 서민들의 계좌에 돈이 바로 찍혔다는 것이다.
2008년 버냉키 의장은 월가에 돈을 쏟아붇는다.
그 때 공황은 투자은행과 금융기관들이 뻘짓을 해서이다.
살아남을 가치가 있는 (대마불사)만 선별적으로 골라 돈을 수혈했다.
근데 이놈 은행들은 돈을 받아서 급한 불만 끈뒤 가계나 기업 대출을 해주지 않고 다시 연준에 돈을 이체시켰다.
예치이자인 IOER걸 받아먹으며..
2008년도 이후에 인플레가 나오지 않았다.
당연한 것이다. 그 많은 돈은 연준과 금융기관, 그리고 주식시장에서만 왔다갔다 했다.
서민들은 돈 구경을 못하니 실물경제와 물가가 안 살아났다.
오바마 행정부는 더 많은 경기 부양책을 조준 지원해주고 싶었지만 공화당의 반대로 마음껏 하지 못했다.
경기는 살아났지만 푼 돈에 비해서는 회복 속도가 더뎠다.
그때의 학습 효과가 지금 나오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2조 달러를 먼저 풀고 인프라 투자에 3조 달러를 더 푼다고 한다.
2008년과 달리 이들 자금중 대부분이 가계와 영세기업에게 꽂힌다.
가계 경제는 살아나겠지만 물가가 오를 수 밖에 없다.
현시점에서 연준은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물가야 보복 소비때문에 반짝 오르겠지만 지속적인 상승은 없을 것이라고 한다.
노동 시장의 회복이 더딜 거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무리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대면 서비스업의 원상복구가 힘들다.
저임금 대면 서비스업 종사자들의 일자리가 영구적으로 사라졌다.
이런 사람들을 정부에서 나서서 부양책으로 구제해야한다는 것이다.
사실 이론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2008년과는 상황이 많이 다르고, 팬데믹까지 겹친 상황이다.
인플레이션이라는게 스멀스멀 올라오는 게 아니라 갑자기 나올수도 있는것이다.
2.
빅 쇼트로 유명한 마이클 버리는 현 상황이 20세기초 독일공화국의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떠올리게 한다고 했다.
이 친구는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2005년부터 예의주시하던 분이다.
이 친구의 최근 펀드 움직임을 보면 기술주를 다 팔고, 시티 은행이나 전통가치주로 갈아탄 것을 볼 수 있다.
백신이 보급되고 경기가 이제 막 회복될려는 이 시기에
하이퍼 인플레를 걱정하는 건 너무 시기상조 아닐까?
아님 주식은 항상 경제를 선행하기에
미리 인플레를 대비한 투자를 해야할까?
만약에 (가능성이 적은 시나리오이지만)예를 들어
내년 1분기에 인플레가 4%까지 치솟고, 2분기에는 5%까지 오른다고 보자.
연준은 이에 어떻게 대응할까?
우선 장기국채와 모기지 채권부터 매입을 중단할 것이다.
그 다음 사태를 지켜보다 기준금리도 올릴 것이다.
이렇게 대출 금리가 올라가면, 경제활동 속도가 줄어들면서 인플레가 잡히게 된다.
헌데 안 잡히게 될 경우도 있지 않을까?
기준금리를 내리 3번씩이나 올려도 겉잡을 수 없다면 말이다?
그럴 일은 희박하다고 본다.
경기가 회복되어 성장이 나오는 국가에서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금리를 올리면 (특히 미국 같은 초강대국에서),
미국 국채를 사기위해 돈이 몰릴 것이다.
강달러가 자연스레 따라 온다는 것이다.
현재 일본은 금리가 매우 낮고, 독일은 마이너스 금리이고,
ECB에서는 채권 매입을 더 가속화하겠다고 한다.
ECB는 채권 금리를 낮춰 시장에 돈의 흐름을 팽창시킨다고 한다.
왜 그럴까?
백신 접종이 활발한 미국에 비해 경제 정상화가 더디기 떄문이다.
미국내 금리가 오르면 미국으로 돈이 몰릴 수 밖에 없다.
또 강달러는 수입물가를 자연스레 낮추게 되고
물가 상승 압박을 완화시킨다.
3.
마이클 버리라는 분은 탁월한 식견의 소유자이시다.
하지만 바이마르 공화국 시절 하이퍼인플레이션을 예를 들며
경고를 하는 것에 동의를 할 수 없다.
물론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해 경기에 무리가 갈 순 있다.
부득이하게 금리를 올려서 증시에 악영향이 갈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만 돈을 푸는게 아니다.
전세계가 돈을 풀고 있다. 그것도 미친듯이.
경제가 먼저 회복되고, 미 국채 금리가 자연스럽게 오르면, 다시 미국으로 돈이 몰리기 마련이다.
인플레을 상쇄할만한 반작용이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그 배경에는 미 국채가 세계 최고 안전자산이고, 달러가 기축통화라는 사실이 있다.
4. 어느 정도의 인플레는 올 것이다. 하이퍼 인플레 걱정은 굳이 안 한다는 것이다.
인플레에는 어디에 투자를 해야할까?
돈 잘버는 기업들의 상대가치가 올라갈 수 밖에 없다. 여기서 중요한 건 돈 잘버는 기업들이다. 화폐가치가 떨어지면 이들 기업들의 상대 가치가 부각된다. 거기다가 배당까지 잘해주면 금상첨화이다. 배당율이 10년물 금리보다 높은 우량주들이 최고 투자처이다.
인플레와 금리가 오르면 고평가 주들의 미래 가치가 훼손되기 마련이다. 돈 잘벌면서 PER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치주가 각광받는 이유이다.
그 다음은 Commodity이다. 금, 석유, 광물, 원자재등은.... 달러가치가 떨어지면 오를 수 밖에 없다. 다만 이들도 투기대상이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자.
5. 지난 금요일에 기술주를 4% 가량 팔고, RSP, VOO, TBF, TBT를 샀다.
VOO는 가치주를 대변하는 SP500 ETF이다.
RSP는 가치주가 더 돋보이는 ETF이다. (이 조정 국면에서도 RSP때문에 포트가 매우 선방을 했다.)
TBF와 TBT는 20년물 국채를 공매도한다. 즉, 20년물 국채금리가 오르면 함께 오르는 ETF 이다.
TBT는 TBF의 2배 레버리지이다.
TBF와 TBT의 비율은 2:1이다.
앞으로 신규투자는 RSP, VOO, TBF, TBT에 한정할 것이다.
기술주들은 조만간 회복하겠지만
신규투자로서의 매력은 덜 하다고 본다.
SP500는 현재 3943이다. 4200까지는 갈 것으로 본다. (매우 개인적인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비트코인이 6만불을 찍었다.
평단가 $47,500에 들어갔는데 더 사야할지 고민이다.
연준이나 재무부에서 비트코인 제재 발언이 나오면
바트코인에서 금으로 대규모 자금 이동이 오지 않을까 걱정이다.
평단가가 비교적 낮기에 더 이상 안 들어가는게 좋지 않을까 본다.
결론:
완벽한 투자 방향이란 없다.
시장의 흐름을 읽고
연준의 스탠스를 이해하며
최선의 선택을 할 뿐이다.
지금으로선 가치주와 금리 인상에 베팅을 시작했다.
추후에 기술주를 더 팔고 이 쪽으로 더 갈 수도 있다.